조용한 다수

호숫가의 꿈 호숫가에 고운 별님 하나 바람 한 점 불어와 무정한 운명 잡기 가위 바위 보 하지만 꿈이 되어 돌아 선 전설. 서천/ 이 장 열

보리밭에서 오월의 청보리 밭에서 풋풋한 바람이 그랬지요 어느 畵家 자연이 너무 좋아 강렬한 물감을 캔버스에 뿌렸다고 바람님아! 그림은 모르지만 이 세상을 시시하게 그리다가 마칠까 그것이 두렵다오. 서천/ 이 장 열

아카시아 동산에 아카시아 꽃이 웃으며 묻더군요 지금 이 순간이 그토록 좋으냐고 반달과 개밥바라기 별 하나 하마터면 하얀 당신이 좋다고 말할 뻔했지요. 서천/ 이 장 열

이생강 김광석 - 고향초 | 음악을 들으려면 원본보기를 클릭해 주세요. 고향초 오동나무에 걸린 낮 달의 속눈썹 아래 초가에 숲이 우거져 있었지 9남매 길러 떠나 보내고 자연의 품에서 포근하시니 어찌 애달다 하리오. 서천/ 이 장 열

석양 서산마루가 붉게 타고 있다 가는 해는 내일 다시 오겠지만 이 순간은 영원히 오지 않겠기에 머문다는 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에 잠겨 본다. 서천/ 이 장 열

진달래꽃 소나무 그늘에 유난히 어깨가 좁은 한 송이가 있었네 소월님아! 그 꽃만은 그냥 두어요 가시는 임 걸음에 아파할까 두려우니 제발 꺾지를 마요. 서천/ 이 장 열

安養亭에서 지네 지네 꽃이 떨어지네 가네 가네 시냇물이 흘러가네 지지 마라 지지 말아라 잡고 가지 마라 가지 말아라 막았지만 물에 잠긴 흰 구름 만은 정말 어쩔 수가 없었네. 서천/ 이 장 열

아! 우르르 우르르 쾅쾅 섬광이 번쩍번쩍 하늘이 찢어지도록 비라도 내려라 씩씩한 젊음을 파도에 묻고 사랑하는 어머니 아버지 아내와 딸 아들을 찾는 통곡이 들리지 않느냐 금수강산의 허리가 잘린 것도 원통한데 어쩌다가 구만리 청춘이 꺾어졌더란 말인가 쇠사슬을 묶는 소리가 들리지 않도록 우..

거울 앞에서 한 사람이 거기에 있었다 삶이 뭐길래 서리가 내린 사람이 유리 속에 우두커니. 서천/ 이 장 열

황진이 망망대해를 돛도 없이 사공도 없이 노 저어 홀로 가는 흰 구름아! 덧없는 청춘을 휘영청 밝은 달 아래에서 "청산리 벽계수" 시 한 수로 달래던 절세가인을 보지 못했느냐 피는 꽃이 고우나 티끌 같은 인생사에 마음 주지 않으려고 푸른 강을 건너 가는 조각 구름아! 생풀이 우거진 골에 새소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