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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한국 선수들에게 메이저리그 진출 기회 넓혀야" 외신 잇달아

관악산☆ 2009. 3. 23. 00:16

"한국 선수들에게 메이저리그 진출 기회 넓혀야" 외신 잇달아

윤희영 기자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결승전에 선착한 한국 야구에 대해 뉴욕타임스 등 미국 현지 언론과 외신들이 극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한국 선수들이 기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기회가 더 많이 주어져야 한다”는 제목을 뽑은 기사들도 잇달아 나오고 있다.

대회가 벌어지고 있는 로스엔젤레스의 일간지 LA 데일리뉴스는 김태균 선수를 한 예로 들며 한국 선수들에게도 메이저 리그 진출 문호가 넓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장 떠나는 오늘의 영웅들 22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준결승 경기에서 베네수엘라에 10-2로 대승, 결승 진출에 큰 역할을 한 김태균,윤석민,추신수가 경기장을 떠나고 있다. /연합
이 신문은 “한국팀의 김태균이 뉴욕양키스 선수처럼 플레이트로 다가가 애틀란타 브레이브 선수처럼 타석에 들어서더니 시애틀 마리너 소속인 베네수엘라 투수 카를로스 실바를 마치 텍사스 레인저 선수처럼 노려보다가 몸쪽 높은 패스트 볼을 왼쪽 담장으로 넘기고는 LA 다저스 선수처럼 당당히 베이스들을 밟고 들어오더라”고 표현했다.

이 신문은 이어 “김태균은 양키스도 아니고 브레이브스도 아니며 트윈스, 인디언스, 다저스 선수도 아니다”면서 “그는 한화 이글스 선수일 뿐”이라고 묘사했다. 그러면서 메이저 리그의 선수 영입에는 빤히 들여다보이는 잘못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데일리뉴스는 “한국은 일본과 함께 두 번째로 WBC 4강전에 진출한 2개국 중 하나이며, 지난해 베이징올림픽에서 쿠바를 3대2로 격파하며 금메달을 따낸 나라”라면서 “이것은 한국이 야구를 잘 할 수 있음을 명백히 보여준 것인데 그 한국 선수들이 미국에선 뛰지 못하고 있다”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신문은 또 베네수엘라 팀에는 23명의 현역 또는 전 메이저리거들이 포진하고 있지만, 단 한 명의 메이저리거 밖에 없는 한국에게 무참하게 패배했다면서 한국은 1982년에야 프로야구가 출범한 국가라며 놀라워했다.

▲ 준결승에서 베네수엘라에 10:2로 대승, 결승진출을 확정한 한국대표팀 김인식 감독이 선수들과 기뻐하고 있다./연합
이 신문은 이어 메이저리그 커미셔너인 버드 셀릭이 한국과 베네수엘라 출신 메이저 리거 숫자의 불균형에 대한 질문에 “더 많은 한국 선수들이 있어야 한다”는 시사를 했다며, 셀릭은 “스코어가 지금 얼마라고요?”라고 반문하며 “10대1? 정말 놀라운 경기력이네”라고 놀라워했다고 전했다.

이 신문 기사는 한국 야구팬들을 열광하게 하기에 충분한 마무리 글로 끝을 장식했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의 미겔 카브레라도 있었고,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라몬 에르난데스도 있었다. 세사르 이스투리스, 호세 로페스, 카를로스 기옌, 마글리오 오르도네스 등을 포함한 베네수엘라의 이들 메이저리거들은 모두 한국 선수들에게 두려움을 느끼며 야구장을 떠났다. 그나마 그들에게 다행스러운 것은 짧은 시간 내에 아주 많은 한국선수들을 다시 대적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이다.”

한편 또 다른 로스앤젤레스 일간지인 LA 타임스는 “단 한 명의 메이저리거가 포함된 한국 팀이 특유의 팀웍으로 스타들이 즐비한 베네수엘라를 압도하고 결승전에 진출했다”며 추신수의 인터뷰 내용을 소개했다. 추신수는 인터뷰에서 “대표팀 합류 전, 우리 선수들이 어느 정도 실력을 갖췄다고 생각하고는 있었지만 막상 한 팀에서 뛰어보니 기량이 너무 뛰어나 혀를 내둘렀다”며 “내가 메이저리그에 있지만 실력은 정말 종이 한 장 차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한국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 많이 진출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한국 팀이 베네수엘라 팀을 10대2로 대파하는 장면은 마치 대학 팀이 어린 2군 팀을 무참하게 난타하는 것을 보는 듯 했다”며 “한국 선수들은 야구 공을 거침없이 쳐내고 힘차게 베이스를 돌았으며 명백한 실책도 범하지 않아 베네수엘라 선수들을 숨막히게 했다”고 표현했다.

메이저리그에서 거포로 인정받는 보비 아브레우(LA 에인절스)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타자들은 공격적이었고 투수들은 제구력이 뛰어났다. 특히 선발 투수 윤석민(KIA)은 타자를 잘 요리하는 데다 슬라이더를 잘 던져 여러 타자가 삼진을 당할 수밖에 없었다”고 메이저리거들을 꼼짝 못하게 묶은 윤석민의 호투를 높게 평가했다.

외신 기자들은 경기가 끝난 뒤 양 팀 감독과 메이저리그 전문가들에게 “한국이 이렇게 야구를 잘 하는데 왜 메이저리거가 별로 없느냐”는 질문을 쏟아냈다. 이에 대해 루이스 소호 베네수엘라 감독은 “조만간 많은 메이저리거가 탄생할 것 같다”고 답하고 “오늘 한국 투수와 타자들은 모두 깜짝 놀랄만한 활약을 펼쳤다”며 완패를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