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초등학교 동창회

관악산☆ 2008. 12. 16. 17:02

며칠 전 초등학교 동창회 모임이 있었다.

매년 두 번씩 정기모임이 있고 애경사 있을 때마다 자주 만나면서도 항상 반갑고,

특히 전체가 함께 만나는 정기모임은 마음이 설레기까지 한다.


우리 동창 모임은 조그만 시골학교 2개 반 87명이 졸업했는데, 40여년이 지난 현재

14명 정도만 소식이 안 닿고 모두 연락이 된다. 그 중 55명이 활발히 동창회에 참여하니

스스로 생각해봐도 참 신기한 일이다. 만사 제쳐놓고 동창회에 참석한다. 만나면 무조건 반갑고

순간부터 구수한 고향 사투리로 변한다. 대체 왜 그럴까?


그것은 바로 동심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직 때 묻지 않은 순수함으로 잠시 돌아간 시간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 육체도 어린 시절로 돌아간다면 얼마나 건강하랴! 마음도 어린 시절로 돌아간다면

얼마나 맑고 깨끗하랴! 육체는 불가하더라도 마음만이라도 잠시 그 순수함으로 돌려지는 건

동창회라는 매개체가 있음이로다!


또 하나는 시골이라는 특성 때문일 것이다.

이동이 많은 도회지의 동창과는 다른 천륜 적 인연이다.

시골 초등학교 동창은 동창이면서 또한

같은 동네친구들이다.

삼촌이자 조카다.

사촌이자 오촌이자 육촌이다.

일가이자 사돈이다.

아버님 친구의 아들딸이다.

형님 누나 친구의 동생이다.

언니 오빠 친구의 동생이다.

동생 친구의 누나이자 형이다.

동생 친구의 언니이자 오빠다.


애초부터 남이 아니다. 그러니 어릴 적부터 공유하는 추억들이 많고, 만나면 재미나는 화제거리가

밤을 새워도 마르지 않는다. - 닭서리 참외서리 수박서리 막걸리심부름 등등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초등학교 동창회는 모든 것이 포용되는 편안하고 따뜻한 고향의 어머니 품과도 같다.

일상의 때 묻은 마음을 잠시 깨끗한 개울물로 씻어내는 재충전의 시간! - 편안하고 행복한 시간이다.   

 

 

    *시내에서 오찬 후 남산 팔각정에서 포즈를 취한 판교초등학교 동창들 - 6학년 때 서울 수학여행을 추억 삼아